교회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 는 "불러낸 자"?

교회는 헬라어로 ‘에클레시아’ (ἐκκλησία) 이다. 이 단어에 대한 원어풀이를 설교시간에 종종 듣게되는데, 이 단어에 대한 기독교적인 선입견에 의해 정확하지 않은 풀이를 하는 것을 듣게된다. 그 정확하지 않은 해석은 바로 ‘에클레시아’는 헬라어 전치사 ‘에크’ (~로부터) 와 ‘칼레오’ (부르다)의 합성어로서 “불러낸 자”를 뜻한다며 이 단어를 기독교만의 특별한 단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원어의 발전과정에 있어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성경이 부여하는 교회의 의미와 클래식과 코이네 헬라어 사전적 의미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것은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세상에서 불러내셨다는 것은 사실이나, ‘에클레시아’라는 단어 자체가 “불러내심을 받은자”를 의미하지 않는다.

 

‘에클레시아’라는 단어는 신약성서 저자들이 그 단어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사용된 클래식 헬라어 단어이며, 클래식 헬라어 문헌들에서 ‘에클레시아’는 교회나 “불러냄”을 뜻하지 않고 다만 ‘모임’이나 ‘집회’라는 뜻을 지니고있다. 70 인역 (LXX) 에서도 ‘에클레시아’ 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 역시 “불러냄” 을 뜻하지 않고 “모임”, “집회”, “무리”, “회중”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히브리어 단어인 ‘카할’ (קָהָל) 을 번역한 것으로서 ‘카할’ 역시 “불러냄”과는 무관하게 “모임”, “집회”, “무리”, “회중”을 뜻한다. 신약에서는 특히 마태복음에서는 유대교 안에서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뜻하며 70역에서는 ‘에클레시아’ 와 ‘순(신)아고게’ (συναγωγή: 회당, 집회) 가 가끔식 동의어로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마태복음의 저자는 예수를 따르는 회중들 (에클레시아) 과 예수를 따르지 않는 유대교의 회중으로 (순아고게) 나누어 그 둘에 대한 확실한 선을 긋고 있고, 사도행전에서도 그 둘을 구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은 그 두 단어가 동의어로 사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교 와 유대교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집단, 모임, 또는 공동체로서 그 둘을 구분짖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에클레시아’는 “불러냄을 입은자들”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며 종교적, 정치적, 또는 세속적인 “모임”, “집회”, “회중”을 뜻하는 단어이다. 따라서 “불러냄을 입은자들”이라는 의미는 ‘에클레시아’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없고, 다만 성경에서 예수를 믿는 자들의 모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느냐 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자면, 교회와 세상에 많은 클럽들이 있는데 그 클럽이 어떠한 클럽인가는 ‘클럽’이라는 단어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거나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클럽의 목적에사 찾을 수 있으며 그 클럽에 소속한 자들에 의해서 그 목적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클럽이 술을 마시고 춤추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클럽이 될 수 도 있고, 장기를 두는데 목적을 둔 클럽, 성경을 공부하는데 목적을 둔 클럽, 라틴어를 배우는데 목적을 둔 클럽등 여러 목적의 클럽이 될 수 있으며, 그 목적에 의해 그 클럽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며 그에 따른 의미가 부여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에클레시아’ 역시 이미 설명한데로 다양한 목적의 “모임”, “집회”, “회중”으로서 그 정체성이 모인자들의 목적과 이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성경이 말하는 ‘에클레시아’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의 “모임”으로서 “예수님의 몸” 그리고 “불러냄을 입은자들” 등의 의미를 부여했기에 그러한 의미가 가능한 것이지, ‘에클레시아’라는 단어자체가 “불러낸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