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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원어 실력으로 황당한 원어 풀이를 하는 목회자들 본문
본의 아니게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은 어느 분의 설교를 읽게 되었다. 요한복음 1:14에 대한 좀 황당한 원문강독이었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헬라어로 ‘호 로고스 사륵스’ 는 “말씀이 육신이되어” 가 아니라 “말씀육신” 이라는 것이다.
- 그 이유는 (정확히 뭘 가르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로고스’ 앞에 관사가 붙어있고 그뒤에 ‘사륵스’ (살크스) 가 따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이것이 “말씀육신”이라는 것은 말씀이 육신속에 새겨진 새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우선 “말씀육신” 이라는 번역의 문제는 바로 원어에 ‘호 로고스 살크스 에게네토’ (ὁ λόγος σὰρξ ἐγένετο) 라는 문구를 단어가 배열된 순서대로 번역을 했다는 것에 있다. 이것은 기초 헬라어 문법을 모르기에 헬라어 문법을 영문법과 동일시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된다. 영어로 “말씀이 육신이되어” (Word became flesh) 라고 표현하려면 ‘말씀’과 ‘육신’ 사이에 동사가 있어야 하는데 원문에는 명사인 ‘말씀’과 ‘육신’ 사이에 동사 (became) 가 없고 두 명사뒤에 있으니, 그 문구를 “말씀육신이 되어” (Word-flesh became) 로 이해한것 같다. 특히 ‘로고스’에만 관사가 있기에 ‘로고스’ 와 ‘살크스’를 문법적으로 한 존재로 이해한것 같다. 그러나 ‘호 로고스 살크스’ (ὁ λόγος σὰρξ) 는 “말씀 육신”이 아니라 “말씀”과 “육신”이다. 여기서 ‘로고스’ 앞에 있는 ‘호’는 주격 단수 남성 관사로서 주격 단수 남성 명사인 ‘로고스’의 관사이며, ‘로고스’가 주어인것을 가르킨다. 관사가 붙지 않은 ‘살크스’는 주격 단수 여성 술어? 명사 (predicate noun) 이다. 그 뒤에 따르는것이 연결동사인 ‘에게네토’ (3인칭 단수 중간태 직설법 부정과거) 로서 ‘로고스’와 ‘살크스’를 연결시켜주어, “말씀이 육신이 되어”라고 번역이 된다. 따라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가 맞는 것이고 오히려 “말씀육신”이라는 것은 불완전한 문구이며 틀린 번역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이런 틀린 번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틀린 번역을 바탕으로 황당한 자의적 해석을 한다는 것이며 위험한 해석들을 낳게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슷한 예를 들 수 있는데, 요한복음 1장1절의 “καὶ θεὸς ἦν ὁ λόγος” 를 “하나님은 말씀이셨다”로 번역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문법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없이 원문을 번역하고 또 그 틀린 번역이 옳고 깊이 있거나 새로운 번역이라는 확신에 차 용감하게 설교를 하는 목회자들을 가끔식 보게 되는데, 그것도 목회를 10년 이상하신 분들이 그러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원어를 자주 사용하는 목회자들 중 10년 이상을 목회를 했으면 원어 문법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또한 원어에 대한 자신의 한계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 만약 자신의 번역이 역본들과 전혀 다르다면 자신의 번역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하는것이 정상이 아닌가? 한-두번의 실수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짧은 원어지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이상한 단어풀이와 문구와 문장 풀이를 하는것을 탓하는 것이다.
원어 수준이 적어도 중간급도 않된다면 자신의 번역을 믿지 말아야 한다. 또한 중간급이라고 해도 문법책과 원어에 대한 최근 자료들을 살펴보며 확인을 해야한다. 그리고 원문을 혼자 번역할 실력이 되지 않는다면 안전하게 여러 역본들을 대조하면서 본문을 해석하면 되는것이 아닌가? 실제로 역본들은 해석학적으로 또는 언어와 문화의 한계에 의해 원문을 제대로 번역 못한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때 그러한 부분들이 매우 적고 교리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많은 역본들의 번역에 참가한 분들은 성서 원어를 정말 잘 아는 분들이며 신뢰할 만한다. 따라서 역본들만이라도 비교해 가며 역사신학, 성서신학, 조직신학, 그리고 주석들을 참고하면서 설교본문을 연구하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할 이유가 적고, 원문이 주는 뉘앙스를 제외하고는 원문을 가지고 준비한 설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설교를 준비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짧은 원어 지식으로 원어를 가지고 튀는 설교를 하려거나 성도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설교를 하려고 한다며 이런 실수들을 계속해서 범하게 될것이며 언제가는 망신을 톡톡히 당하게 될것이다. 제발 그만했으면 한다.
참고로 목회자들 중 실력있는 분들이 정말 많이있다. 설교시간에 원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스스로는 원문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공부하는 분들이 꽤 많이 있다. 어설픈 실력으로 황당한 원어풀이 하는 목사들 때문에 모든 목회자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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