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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질로 드리는 예배 – 설교 본문

윤리

도적질로 드리는 예배 – 설교

frog prince 2015. 9. 3. 12:46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미국 남부 지역에서 부흥사로 이름을 좀 날리던 어느 백인목사가 있었다. 어느날 유명한 설교가들의 설교집을 열심히 읽는 누군가가 그 집회에 참석을 했다. 그런데 그 설교 내용이 매우 익숙해서 혹시나 하고 스펄전의 설교집을 들춰보니 그의 설교 내용과 똑같았다고 한다. 그 후에 그 목사를 만나 남의 설교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라고 그가 물었을때, 그의 대답은 하나님께서 스펄전에 주신것을 가지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 라고 뻔뻔하게 답하더라는 것이었다.

 

설교를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표절 또는 그대로 베껴 사용하는 것은 비단 미국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주한인교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한국의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집은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가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설교의 내용이 어느 유명한 한국 목사님의 설교 전체를 그대로 베껴 사용한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이 무엇인지 모르던 때이니 갖 예수를 믿은 성도들에게 들통날 염려가 없을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 일-이년전 부터 설교표절에 대한 글들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다 보니 남의 설교를 듣고 읽는 것이 너무나 쉬워진 세상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넷을 뒤지며 남의 설교들을 짜집기해서 전하는 설교들이 많아진것 같다. 그러나 설교자들이 남의 설교를 쉽게 찾아 인용할 수 있는 방면에 성도들 또한 표절을 하는 목사들의 설교를 금방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것 같다.

 

물론, 성경해석에 있어서 신학색깔에 따라 본문에 대한 해석이 비슷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연구를 하면서 서로 비슷한 해석들을 접하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개혁주의는 개혁주의의 뻔한 신학서적만을 뒤지고, 알미니언주의는 그들만의 신학을 반영한 책과 글을 읽고, 세대주의는 그들만의 신학을 뒷바침하는 해석을 고집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또는 비슷한 신학적 틀을 가진 목회자들의 설교에는 기본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어느 보수 신학교는 성서강해 과목 내용이 학교적 차원에서 정해져 있기에 어느 교수의 강의를 택하던지 같은 내용이 담긴 노트를 가지고 같은 내용을 배운다고 한다. 그러니 그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의 내용은 서로 비슷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학교의 졸업생들의 설교를 들어보며 전하는 방법과 핵심내용 그리고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 분명히 서로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같은 해석을 가지고도 개인의 성격이나 지식 그리고 체험과 성경을 보는 눈에 따라 설교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화된 전문지식이라는 것이 있다. 전문지식들은 대중화 되는 과정에서 잘못 적용되는 사례들이 많은데, 어쨋건 이러한 지식을 예화로 사용하는데에서는 설교가들 사이에 상당하게 비슷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지만, 연구문이 아닌 설교에서의 사용에 있어서 그것을 무조건 표절이라고 하기에는 힘들다. 중요한것은 그 표절된 내용이 일반화된 전문지식이어서 자신이 축척한 지식이라는 혼동에서 이루어진것인지 아니면 고의적인 것인지에 따라 실수로 봐줄 수 있는 표절과 비윤리적 표절로 나눌 수 있다. 좀 공평하게 이 문제를 접근하자면, 예를 들어, 음악 작곡가들은 수 많은 음악을 다루면서 남의 음악을 모티브로 오마주 차원에서만 아니라 실제로 타인의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심지어 수 많은 사람들이 신약사본학의 20세기 최고 권위자 중 한분이라는 브루스 메츠거 교수도 Text of the NT 에서 말틴 웨스트의 Textual Criticism and Editorial Technique 의 한 부분을 저자에 대한 언급이 없이 의역한것을 최근에 캐임브리지에서 성서사본학으로 박사학위를 하는 학생에 의해 밝혀졌다. 결국에는 특정분야의 대가들도 표절 의혹을 100%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일반 목회자들은 더더욱이 그럴것이다. 그러나 메츠거의 경우에는 고의적인 표절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미 일반화된 지식으로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혼동했을 확률이 크기에 비윤리적인 표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이다. 어쨋건, 원전이나 남의 설교의 상당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했거나 타국어를 그대로 번역해서 사용하고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면 그것은 비 윤리적인 표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남의 설교 전체를 그대로 베끼거나 부분적으로 표절을 하는 분들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떤 경우에는 이미 한국어로 떠돌아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베꼈으면서 영문을 자신이 번역한것 처럼 사기치는 목회자들도 있는데, 그들의 정신세계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왜 그렇게들 표절을 하는 것일까? 설교를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그런것인가? 아니면 성경의 새로운 면을 파헤치고자 노력을 했으나 그렇지 못한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인식과 그것에 따른 포기 때문인가? 아니면 신학교에서 배운것들을 성경연구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인가? 쉬운 방법으로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남의 설교를 통해 설교가로서 인정을 받아서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서인가? 이러한 문제는 혹시 성서본문 속에 담겨져 있는 신학과 신앙적 문제들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항상 남의 것을 인용하기만 하다가 표절을 하게되는것이 아닌지 추측을 해본다. 어쨋건, 확실한것은 바로 이러한 현상은 긍극적으로 목회자들의 연구부족과 윤리적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설교는 연구 발표가 아니기에 인용한 서적들과 논문들을 일일이 다 보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핵심문장들과 단락을 인용할때는 출처를 밝혀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설교 내용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내용을 인용했다면, 그것 또한 밝혀야 한다고 본다. 물론 타인의 설교에서 해석적 또는 전달방법에 대해 감동되어 그것을 토대로 더 깊이 있는 해석과 더 좋은 전달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은 학자들 사이에서 늘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나 설교를 토대로 자신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남의 것을 표절하거나 그대로 베끼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제발 교인들 보고 정직하라 도적질하지 말라 라고 외치지 말고, 목회자들 스스로 먼저 남의 설교를 도적질 하는 행위를 멈춰라. 아무리 교인들이 속아 넘어가고 은혜를 받았다거나 설교 잘한다고 칭찬을 해도 하나님은 아신다. 남의것을 도적질한 설교인것을. 그리고 그러한 설교를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것이라는 착각에서 제발 좀 벗어나라.

 

마지막으로, 표절만이 사람과 하나님을 속이며 행하는 도적질이 아니다. 다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중형과 대형교회의 경우 담임목사의 설교준비를 부목사들이 해주는 경우가 있다. 설교를 위한 본문 연구나 학적 자료 수집과 정리, 그리고 예화를 부목사들이 준비해 주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미 남이 다 준비해 놓은 것을 가지고 자신의 기도와 말씀 연구의 소산인것처럼 강대상에서 설교를 하며 쇼를 하는것은 표절보다 더 나쁜 도적질이다. 남이 땀 흘려가면서 준비해 놓은것을 자신들은 손가락 까딱 않하고 가로채는 정말 나쁜짓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이러한 도적과 갈취라는 행위를 양심에 거리낌이 전혀없이 강대상 위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하고 있다. 정말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예배일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